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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가사화>“또라이가 세상을 바꾼다”
  • 작성일
    2008-05-22

[뉴스엔 글 이현우 기자/사진 유용석 기자]

○ “또라이가 세상을 바꾼다”

18대 총선 당시 서울 강남갑 선거구에 출마해 득표율 4위를 차지한 힙합래퍼 김디지(본명 김원종, 27)가 본업으로 돌아왔다.

스물일곱의 힙합가수가 총선에서 1,782표, 득표율 4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기억할만한 이색적 정치 사건이다. 18대 총선 최대 이색후보라는 말에는 “5년동안 세금 0원 낸 후보가 이색후보 아닌가?”라고 받아친다. 디지는 이번 총선에서 공탁금 1,500만원, 선거비용 800만원까지 총 2,300만원을 썼고 “결국 빚더미에 올랐다”. 참고로 이번 총선 최대 선거비용은 2억 300만원이다.

디지는 메니페스토 운동, 관용차 2000cc이하 사용의무화, 국회의원을 위한 예산 4,000억 삭감으로 결식아동 지원금 운용 등 ‘정치적으로’ 설득력 있는 공약들을 내놨다. 디지는 “내 진짜 ‘정치적 의의’는 ‘선거의 축제화’ 공약을 실천했다는 점이다”고 자평한다. “이슈를 만들고 공론화 시키고 한판 신나게 놀았다”는 것.

디지는 이번 총선 출마 배경에 대해 “약속을 지키고자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7년 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준비가 되면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 고 말한 적이 있다. 간단한 이유다. 바꾸고자 했다. 적어도 이번 내 총선출마로 정치 진입 장벽이 한단계 낮아졌다는 건 분명하지 않은가. 두고보라, 다음 총선은 또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김디지는 기본적으로 정치가가 아니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힙합뮤지션일 뿐이다. ‘극단적인 행동주의자’ 김디지가 2006년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따고 현재까지 심리상담사로 매주 하루씩 청소년들을 만나는 이유다.

○ 2008년 가장 선동적인 힙합 뮤지션

‘힙합 뮤지션’ 김디지의 음악은 거칠고 과격하고 직설적이다. 세상을 향해 토해내는 그의 거침없는 랩은 자못 선동적이다. 시퍼렇게 독이 오른 욕설과 그 선동적인 가사 속에는 세상을 향한 분노가 담겼다.

2001년 데뷔앨범을 내고 두 장의 정규앨범과 2장의 부틀렉 앨범을 낸 디지가 주목받았던건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그의 육두문자 랩 때문이었다. 물론 그가 쏟아내는 욕설은 일상에서 듣고 쓰는 욕들에 비해 크게 과격하지 않다.

“누군가를 욕하고 비판할 때 그 도덕적 잣대는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걸 잘 알고 있다면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말하는 건 잘못한 게 아니지 않는가”. ‘욕 잘하는’ 디지의 변(辨)이다.

디지의 음악적 정체성을 비단 '생활국어'를 음반에 담았다는 이유만으로 국한 시킨다면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디지는 7년 전 처음 애시드 재즈풍의 힙합을 본격화한 장본인이다. 7년 만에 발표한 정규 2집은 앨범 자켓부터 참여한 세션, 엔지니어들까지 그대로 끌고온 것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앨범 자켓 아트웍까지 전작과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다만 음악적인 면에서 풀 세션 오케스트라와 강렬한 기타리프 등이 가미돼 종종 귀를 번쩍 뜨게 한다. 하지만 디지 특유의 ‘생활국어’는 현저하게 줄었다.

“퀄리티를 최고로 올려 음악을 듣는 사람, 음악을 실제로 하는 사람 귀에 꽂는 것이 1차 목표다. 메시지는 보다 짙게 만들고 욕설은 많이 뺐다. 더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대중성과의 타협이라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 적어도 내 얘기가 아닌 거짓말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게 마지막 자존심이다” 놀랍게도 이번 2집에는 단 4곡만 심의를 통과 못했다.

물론 디지가 가진 기본적인 태도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속에서 힙합가수들이 코미디언이 되고 있다는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불만과 분노를 성토해 내는 ‘힙합’이라는 장르가 아무런 메시지 없이 흉내만 내고 있다면 더 그렇다.

“힙합가수들이 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건 문제가 아니다. 그들을 욕할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그들을 길들여 버리고 있다는 점이 진짜 문제다. 진짜 랩퍼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디지는 소설가 김훈의 말을 인용하며 말한다 “‘먹고 살기 위해 더럽게 사는 게 아름다워 보인다’ 얼마를 벌어야 더 행복하겠나? 간혹은 전략적으로 마케팅을 해야할 필요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 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행동해야 하고 무대에서 신나게 놀고 싶다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이다. 하지만 계란이 한두개가 아니라 수백개 수천개 수만개가 바위를 향해 달려든다면 언젠가는 부숴지지 않겠나.”

이제 남은 문제는 바위를 향해 돌진할 수 있는 용기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 유용석 photo@newsen.com@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h*@4d4e81d3f9219886bcadb3dc9b503f82@